국립생태원이 2019년 작성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국내에서 조류가 건축물 또는 인공 구조물에 설치된 유리창이나 투명 방음벽에 충돌로 폐사하는 수가 무려 780만 마리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은 생명체에게는 투명하고, 인지가 잘되지 않는 저 벽이 청천벽력과도 같은 존재다. 도심에는 넓은 유리벽, 심지어 유리 마천루까지 이기적으로 세워지고 있지만 정작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 존재들에게는 너무 무심하다. 진양호 언저리에 들어서는 생태관리센터는 수목이 울창한 경사지에 도드라질 것이 자명하다. 환기와 조망의 목적으로 아무리 작더라도 창을 설치 할 것이고 그리고 그 창을 통해 우리는 경관을 감상할 지언정 그들에게는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곳. 관리센터의 목적이 무엇이 되었던간에 다양한 생명군들이 분포되어 있는 장소를 점유한다면 작은 실천에서 부터 건축은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계획에서 우리는 투명한 창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레이어를 덧대었다. 이 레이어는 작게는 조류의 충돌도 방지할 것이고, 생태계를 관찰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좋은 은폐, 엄폐의 도구가 될 것이다. 생태계에서 인간은 여전히 최상위포식자다. 심지어 인간 상호간 대면도 꺼려지는 상황에서 포식자 즉 천적을 바라봐야 하는 피식자의 입장은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진양호 주변은 산과 물이 접하는 공간으로 생명다양성이 보장되는 장소다. 그들에게 충분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은 서로의 모습이 장막 뒤에 숨겨지면서 부터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