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밀양이다. 그리고 이 동네는 우리 집안 집성촌이다. 부북면 월산, 어려서는 큰 댁 뒷편의 낮은 산을 대나무 작대기를 들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곳에는 참새도 있었고 가끔 푸드덕 거리던 꿩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 곳에 작은 집을 지었다. 친척 할아버지 댁이다. 그 흔한 이름도 짓지 않은 소박한 농가 주택이다. 퇴임을 하시고 귀향하셔서 농사를 짓고 평화로운 일상을 시작하기 위해서 지으신 집이다.
몇가지 제안을 보여 드렸다. 하지만 초기의 보여드렸던 여러 가지 안들을 물리셨다. 이유는 간단했다. 필요 이상으로 화려하기 때문이었다. 가능한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시골 생활에 어울리기를 바랬다. 할아버지께서는 사람을 억누르는 집이 아니길 원하셨다.
어떤 집이 좋은 집일까. 크고 화려한 남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나만의 집, 물론 그런 집도 내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 다면 훌륭한 집이다. 전제와 같이 다만 그 엄청난 집이 나에게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빈 공간을 채워 간다는게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작은 집이 좋은 집이다.
작지만 작은 만큼 주변에서 채워지는 공감각이 풍요로운 집, 시골 한적한 곳에 지어지는 농가주택이 그런 집이다.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 가능한 면적도 줄이고, 마감자재도 저렴하고 관리가 편한 것이면 더 없이 좋았다. 외벽은 시멘트사이딩이어도 좋았다. 조금 멋스러움이 없더라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집이 아니고 만족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다. 멋이라는 것은 거추장 스런 옷이나 다름없었다.
전혀 장식적이지도 않고, 전혀 화려하지도 않으며, 어쩌다 한번 쓸지 모르는 공간을 만들지도 않고, 모든 방들은 넓은 전망을 가지고, 바람은 언제든지 흘러지나가는 작은 집이다. 낮은 산 언덕배기에 올려 놓여진 집이고, 높은 기단위에 위치해 있다. 그저 어떤 집이든 앉혀 놓으면 그만인 장소에 이렇게 더할 수 있다는게 어떻게 보면 한결 손쉬운 작업이다.
크고 화려하다고 해서 좋은 집이 될 수 없듯이 작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나쁜 집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진다면 충분히 좋은 집이 가능하다.
'작은 집을 권한다.'
대지위치_경남 밀양 | 대지규모_660 ㎡ | 건축규모_지상 1층 | 건축면적_94.74 ㎡ | 연면적_94.74 ㎡ | 건폐율_14.36 %
용적율_14.36 % |  최대높이_6 M | 공법_경골목구조 | 지붕마감_칼라강판 | 외벽마감_시멘트사이딩, 적삼목
바닥재_강마루 | 창호재_PVC 시스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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