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寺(minamidera)는 안도 뮤지엄(ANDO MUSEUM)과는 다른 느낌의 안도 스러움이다. 1999년에 완성된 minamidera는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1943生)과 함께한 작업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두 사람의 중심에는 '빛'이라는 공통인자가 있다. 안도 다다오가 빛에 의해 만들어진 궁극적 공간이 주제였다면, 건축보다 아무래도 제약을 적게 받아온 터렐은 물리적인 빛 그 자체를 다루고 있다. 너무나 잘 짜맞추어졌다.
빛과 공간의 이야기에 한층 더 살을 붙여 놓아 튼튼해 졌다. 그로 인해 안도 다다오는 minamidera에서 빛이 없는 공간에서 빛을 얻었다.
南寺(minamidera)에 들어서면 강한 어둠에서 시작한다. 벽을 짚고 앞사람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내부로 들어설 수 있다. 그리고 묵언수행 하듯 10분이상 정면을 주시하고 그동안 의심을 걷어 내고 나면 서서히 밝아 오는 형태를 감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엇을 분간할 정도의 밝음은 아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칠흑의 어둠에서 어둠이 아닐 것 같은 어떤 2차원의 형태만 동공이 커짐으로 인해 구분된다.
이 10여분간의 경험이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이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모두다. 더 이상은 없다. 하지만 남겨지는 긴장감과 무한한 공간감은 밝음에서 보여졌던 빛과는 다른 감동이 있다.